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성공스토리

졸업후기
끈기와 열정의
이천비상에듀 졸업생 STORY
사람이라면 단지 “힘들다”라는 생각만 가득할 뿐 다른 것은 생각하지 못합니다.
하지만 긍정적인 눈을 가진 사람은 바로 “역경은 경력이다.”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.
김예은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

2017학년도 수능을 망치고 나는 인생이 통째로 무너져내렸다고 생각했다.
애초에 재수라는 선택을 고려해보지 않았기에 더더욱 그랬다.
그 수능성적대로라도 대학을 가겠다는 결심을 하고서 정시 원서도 낸 후에, 2월이 되어서야 엄마의 권유로 재수를 늦게 선택했다.
나로서는 차마 재수를 하겠다는 말조차 못 하고 있었다.

재수를 하겠다는 건 그리 가벼운 말이 아니니까. 재수를 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재수를 하겠다는 그 결정을 내리는 것 또한, 1년이라는 시간과 적지 않은 돈을 갈아 넣어야 하고 그런다고 해도 결과가 불투명하기에 정말 쉽지 않았다.
재수를 하겠다고 다짐하고서는 그 결과를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.
재수를 어떻게 하느냐는 다음에 봉착한 문제다. 처음에는 독학재수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솔직히 나는 나를 믿을 수 없었다.
고등학교 내내 하루 수면 시간이 10시간보다 적었던 적이 없던 나태한 고등학생인 내가 자율적으로 생활패턴을 조정할 수 있을 리 없었다.
집 주변에 괜찮은 재수학원도 없던 차에 기숙학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.
여러 기숙학원 중에 이천 비상에듀가 눈에 띄었다.

비교적 학생 수가 적다는 것이 장점으로 느껴졌다.
학원 측에서 밀착 관리를 더 잘 해주리라 생각했다.
선생님들도 이상하게 믿음이 가서 이천 비상에듀에 나의 1년을 걸었다.
학원을 들어간 후 나의 '걸었다'는 표현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. 학원은 보다 보조적인 존재였기 때문이다.

학원에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, 정해진 공부시간, 원한다면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들을 제공했다.
그 세 가지는 매운 중요하지만 실상 본인이 세 가지를 다 거부하면 다 도루묵인 일이다.
나는 최대한 그 세 가지를 이용하기 위해 노력했다.

규칙적인 생활습관은 매우 중요하다.
학원에서는 마지막 날까지 수능 당일의 생활패턴에 맞춘 일과를 제공해주었다.
나는 완벽히 맞추려고 노력했다.
생활패턴이라는 게 이상해서 한두 번만 그에 맞추지 않고 낮잠을 잔다던가 몸을 조금 더 혹사시키면 쉽게 무너지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놓지 않으려 했다.
아침 잠이 많아서 1교시에 번번이 졸기 일쑤여서 안 졸기 위해 서서 공부하는가 하면, 몸 여기저기에 파스를 붙이기도 했다.

학원에서는 필수적인 공부시간과 자율적으로 공부 혹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.
주로 식사시간인 그 자율적인 시간들을 활용하는 것이 정말 중요했는데, 시간을 아끼기 위해 식사를 간소화하고 빠르게 독서실에 가서 공부하는 편을 선택했다.
그렇게 시간을 아꼈지만 사실 일요일 오전에는 휴식과 공부 중에 늘 휴식을 선택했다.
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오전 내내 잔다는 건 생활패턴이 흐트러지긴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체력도 체력이고 정신력도 바닥날 듯했기 때문이다.
재수생활이 1년이나 되는 만큼 꾸준히 해나가는 것은 중요하고, 결과가 당장 드러나지 않더라도 꾸준히 하루를 채워나갈 정신력이 중요하다고 늘 생각했다.
그런 면에서 재수생활 내내 생활담임 선생님께 감사했다.
선생님께서도 학생들의 공부에도 신경 써주시는 한편 학생들이 지치지 않게 늘 기운을 북돋아 주시려 노력하셨다.
음식 선물에서 스터디 플래너에 적힌 격려의 장문메시지까지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.

재수생활 초기에는 선생님의 노력이 큰 의미가 있을까? 하고 의문스럽게 생각했었지만, 후반부로 갈수록 나를 비롯한 지친 학생들에게 그 이상의 도움이 없으리라 생각하게 되었고 지금도 감사드린다.

원한다면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들, 야간자율학습에는 선생님들께 자유롭게 질문할 시간이 주어졌는데, 질문 시간대가 10분 간격으로 촘촘히 정해져있어서 학생들 간의 전쟁이었다.
제시간에 내려간다고 해서 질문을 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었고 독서실에서 두세 번 내려가는 것이 상당히 시간 낭비이고 힘들어서 나는 질문 시간을 그리 애용하진 않았다.
선생님께서 질문하기 어려웠던 것이 도리어 학습에 도움을 준 듯하다고 생각도 된다. 모르는 문제를 여러 번 곱씹게 되었으니까.
물론 잘못된 방향으로 무진장 곱씹어 봐야만 되므로 내 경우에는 운이 좋았다.

기숙학원의 거의 모든 학생은 정시를 준비하는데 정시는 원서를 3개밖에 낼 수 없어 상당히 제한이 크다.
그래서 일부 학생들은 논술전형을 이용해 수시에도 대비한다.
나도 그중 하나였는데 수능 전주까지도 논술을 놓지 않았다.
논술 수업이 그 전형으로 갈 수 있다는 보증수표는 아니지만 보험은 되기 때문에, 개인적으로는 듣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.

학원 내에서 수준급의 논술 수업을 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정말 큰 장점이기도 하다.
어찌 되었건 나는 정시를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, 재수기간 내내 푼 문제의 양이 내 인생의 나머지 기간 동안 푼 문제집의 세배는 된다.
같은 문제집을 많게는 6번씩 반복해서 풀며 정말 치열하게 공부했다.
운이 좋았는지 수능 접수가 논술로 들어간 곳 정도로 넉넉하게 나오긴 했지만 정시였더라면 원서를 제대로 내지 못해 힘들었으리라 생각한다.

정말이지 재수는 힘들고 두 번 할 경험은 아니지만 한 번은 할 만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.
재수생활을 통해 내 사고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많이 바뀌었고, 좋은 생활습관들도 많이 구축하게 되었기 때문이다.
부디 재수를 하는 사람들이 재수를 통해 많은 것을 얻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.